췌장은 조용한 장기다. 평소에는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일하지만, 한 번 화가 나면 그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문제는, 그 신호를 많은 사람이 무시한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들은 다른 소화기 질환과 헷갈리기 쉬워 가볍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췌장염의 초기 신호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어느 날 갑자기 명치 부근이 묵직하게 아프다면, 혹은 등까지 찌르는 듯한 통증이 이어진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이라고 넘기지 말아야 한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복통이 심해지거나, 구역질과 함께 속이 미식거린다면 췌장이 보내는 경고일 가능성이 크다.
췌장염은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과음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 담석,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단순한 불편함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마치 몸 안에서 불이 난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명치부터 시작된 통증이 점차 등쪽으로 번지는 것이 특징이며, 누워 있으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식사 후 소화가 잘되지 않거나 잦은 설사, 지방변(기름기가 둥둥 뜨는 변)을 본다면 췌장의 소화 효소 분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다.
췌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급성 췌장염이 반복되면 만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췌장의 기능이 점점 떨어져 당뇨병이나 소화 장애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심한 경우 췌장 괴사가 진행되며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초기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명치 통증이 반복되거나 식사 후 속이 불편하고,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든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순한 위장병이 아니라, 당신의 췌장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이 장기의 신호를 놓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