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정말일까. 거울 속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예전보다 피부가 푸석해졌고, 생기 없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아,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있었구나.’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같은 나이에도 유독 젊어 보인다. 그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우리 몸속에서는 매 순간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진다.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활성산소가 생긴다. 이 작은 분자들은 마치 녹슨 쇠처럼 세포를 공격하고, 주름을 만들고, 신체 기능을 떨어뜨린다. 노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하지만 이 과정을 늦출 수 있는 무기들이 있다.
비타민 A는 피부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오랜 시간 햇빛을 받으며 거칠어진 피부도, 충분한 비타민 A가 공급되면 다시 탄력을 되찾는다. 당근, 고구마, 시금치 같은 음식들이 피부의 시간을 되돌려준다. 비타민 C는 마치 보호막처럼 작용한다. 하루 종일 쏟아지는 스트레스와 환경 오염 속에서 피부를 지켜주는 강력한 항산화제다. 자몽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상큼함이 몸속에서도 그렇게 퍼져나가는 것만 같다. 그리고 비타민 E, 세포 하나하나를 감싸 보호하는 방어막 같은 존재다. 견과류나 아보카도를 꾸준히 먹으면 피부가 한층 더 매끄러워진다.
젊음을 유지하려면 기름도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기름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오메가-3는 몸속 염증을 줄이고 세포막을 튼튼하게 만든다. 고등어, 연어, 호두 같은 음식들이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뇌를 건강하게 지킨다. 반면 가공된 기름, 트랜스지방은 노화를 앞당기는 주범이다. 기름을 고를 때도 신중해야 한다.
마그네슘은 또 다른 열쇠다. 충분한 마그네슘이 있어야 몸이 긴장을 풀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노화를 부르는 가장 강력한 적이다. 밤이 되면 깊이 잠들고, 아침에 상쾌하게 눈을 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마그네슘이다. 바나나, 아몬드, 다크초콜릿처럼 익숙한 음식 속에 그 답이 있다.
레스베라트롤은 조금 특별한 존재다. 적포도주 한 잔이 몸에 좋다는 말, 단순한 속설이 아니다. 포도 껍질과 블루베리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은 세포 속 장수 유전자를 깨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몸속 깊은 곳에서 젊음을 유지하는 마법을 펼친다.
코엔자임 Q10은 이름부터 생소하지만, 그 역할은 중요하다.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이 조력자는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그래서 나이 들면 쉽게 피로해지고,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생선을 먹거나 보충제를 통해 채우면 몸이 다시 활력을 되찾는다.
강황 속 커큐민도 빠질 수 없다. 이 작은 분자는 몸속에서 염증을 줄이고, 손상된 세포를 보호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약재로 쓰였던 이유가 있다. 꾸준히 섭취하면 신체 전반의 건강이 개선되면서 피부도 자연스럽게 맑아진다.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 매일 무엇을 먹고, 어떤 습관을 가지느냐에 따라 몸은 달라진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다시 생기를 되찾을 날도 머지않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면 된다. 건강한 식습관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안티에이징 전략이다.